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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함

2009/10/24 22:25 from 생각의 나열

인천행 버스 정류장. 언제나 사람이 붐비고 있어 짜증이 날 법도 하지만 사람들은 경험으로 약속된 무언의 질서가 있어 비교적 평온해 보인다. 나와 그들에게 두시간 가까운 이동은 지극히 일상적인 일이라 작은 유대감이 형성되어 있다. 오늘은 일이 생겨 늦은 귀가를 하는 길이었다. 변함없이 정류장에는 다른 얼굴이지만 비슷한 표정과 옷차림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야구져지를 입은 남녀 무리가 하나 둘 끼어들더니, 대열을 흐트러뜨리기 시작. 기어코 우리들의 규칙을 깨버리고 새로운 규칙을 만들었다. 순식간에 수적으로 우리를 압도했고 정류장은 혼돈에 빠져버렸다. 인천사람 티 내는 복장과 불필요하게 큰 목소리, 먹다 남긴 음식물 냄새. 힘겹게 탄 버스 안에서까지 이어지는 시끄러운 대화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피곤한 기운이 극도의 짜증으로 변하고 오늘 내가 아팠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렸다. 그리고 난 집에 도착해서 식사를 걱정하시는 어머니께 짜증을 내며 방으로 들어왔다. 어머니는 익숙한 듯 그 짜증을 다 받아줬다. 곰곰이 생각해봤다. 내가 이랬던 날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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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상 트랙백 0 : comment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