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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나열'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09/12/26 선물 (3)
  2. 2009/12/11 신발 (6)
  3. 2009/10/24 익숙함 (4)
  4. 2009/10/19 카메라
  5. 2009/10/12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15)
  6. 2009/06/22 내 이야기 (9)
  7. 2009/06/13 만남
  8. 2009/05/31 1 (12)

선물

2009/12/26 22:22 from 생각의 나열

일주일간 200일, 크리스마스, 생일이 몰려있었다. 해야할 것은 많은데 직장생활에 치여 시간이 없으면 없는대로 시간이 있어도 정신이 없어 그냥 평소처럼 넘어갔다. 특별한 이벤트를 해야하는 의무감을 갖거나 요구를 받지는 않지만, 남들만큼도 못해준다는 것이 불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말에서 말로 그치는 딜레마가 반복되고 해결책은 없어 마실 물도 없는 지독한 갈증에 시달렸다. 난 늘 괜찮아야만 한다는 강박관념도 한계를 보였다. 사실 조금은 벅차보이지만 그런 것들을 이해해주고 잘 버텨주는 여자친구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힘든 일이 지나고 나면 더욱 단단해질거라는 것. 직접 겪어보지 않아도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는 남들의 보편적인 이야기들. 그리고 나도 그렇게 할 수있다는 믿음. 신은 믿지 않지만 이런 것들이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작은 신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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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2009/12/11 16:08 from 생각의 나열



오늘부로 신발 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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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함

2009/10/24 22:25 from 생각의 나열

인천행 버스 정류장. 언제나 사람이 붐비고 있어 짜증이 날 법도 하지만 사람들은 경험으로 약속된 무언의 질서가 있어 비교적 평온해 보인다. 나와 그들에게 두시간 가까운 이동은 지극히 일상적인 일이라 작은 유대감이 형성되어 있다. 오늘은 일이 생겨 늦은 귀가를 하는 길이었다. 변함없이 정류장에는 다른 얼굴이지만 비슷한 표정과 옷차림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야구져지를 입은 남녀 무리가 하나 둘 끼어들더니, 대열을 흐트러뜨리기 시작. 기어코 우리들의 규칙을 깨버리고 새로운 규칙을 만들었다. 순식간에 수적으로 우리를 압도했고 정류장은 혼돈에 빠져버렸다. 인천사람 티 내는 복장과 불필요하게 큰 목소리, 먹다 남긴 음식물 냄새. 힘겹게 탄 버스 안에서까지 이어지는 시끄러운 대화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피곤한 기운이 극도의 짜증으로 변하고 오늘 내가 아팠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렸다. 그리고 난 집에 도착해서 식사를 걱정하시는 어머니께 짜증을 내며 방으로 들어왔다. 어머니는 익숙한 듯 그 짜증을 다 받아줬다. 곰곰이 생각해봤다. 내가 이랬던 날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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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2009/10/19 01:44 from 생각의 나열


2년전 봄. 현상하러 가기전에 한 컷이 남아 베란다에서 찍었던 사진이다. 필름카메라에 대한 향수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나를 찍던 기억으로부터 이어져 묘한 감정이 남아 있다. 찍는 의도보다는 현상과 인화, 스캔 과정에서 색감이 랜덤하게 나오기 때문에 나오기전까지는 예측할 수 없는 점 그리고 컷 수가 제한되기 때문에 신중하게 셔터를 누르고 그 순간이 하나하나 기억에 남는다는 점이 매력이다. 지금은 유지비와 편의 때문에 DSLR로 넘어와서 언제 찍었는지도 가물가물한 사진이 많은데, 기억을 남기는 것도 상당히 가벼운 일이 되어버린 것 같다. 뭐 기술이 발달해도 불만, 저래도 불만. 난 구식이 좋단 말이지. 히히


요즘은 그 좋아하는 카메라도 통 못들고 다닌다. 최근 몇 년간은 무거운 카메라를 렌즈까지 따로 잘 들고 다녔는데, 이젠 무겁기도 하고 찍을 시간도 없어서 충전조차 하지 않는다. 그저 부질없다 소리만 늘어놓는 귀찮은 노인이 되어버렸나보다. 갑자기 일을 시작하면서 생활 패턴이 뒤죽박죽이라 조급한 기분도 든다. 여행도 가고 쇼핑도 하고 사진도 찍고.. 여유롭게 수다도 떨고..  다시 그런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월요일을 앞둔 일요일밤이 유독 낯설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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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2년 전이었나.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동갑내기 CIDD를 만났다. 블로그처럼 말끔하고 샤프한 이미지를 갖고 있을 것만 같았던 그는 베이프캡과 레어한 서울06티셔츠, BBC개바지에 아이스크림을 신고 등장. 나에게 엄청난 컬쳐쇼크였다. 어쨌든 둘 다 별 대단한 것 없이 문화생활에 관심 가지고 키보드워리어를 하고 있던 나날 중에 용기를 내어 360파티에 처음 발을 내딛었던 순간. 그때부터 본격적인 시작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작년 11월, 한 달간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오고 허무함에 빠져있던 중, CIDD로부터 재미있는 제안을 받았다. 그 자리에서 비슷한 뜻을 가진 만두를 만났고 'Awaken'이라는 의류 브랜드를 만들기로 한 것. 거의 반년이 넘는 시간동안 회의를 했고 생산 직전에서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는 의견아래, 탁상공론으로 끝나버렸다.

그 프로젝트로 나는 컴퓨터 그래픽과 웹사이트 구축 공부를 위해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기에, 내가 왜 이 공부를 해야 하는지 목적을 잃어버린 순간이었다. 그 사이 CIDD는 스트릿 매거진 Syoff에서 에디터로 입사하면서 관계자 간지를 뿜어내고 있었고, 만두도큐먼트라는 브랜드를 런칭해 곧 명동 A랜드에 입점을 앞두고 있다. 반가우면서도 속으로는 내심 초조했다. 말로는 "학원만 수료하면 학원만 수료하면.." 이라고 했지만, 학원이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두려움이 더 컸는지도 모른다.

사실 학원 수료직후 취업의 기회가 있었는데, 자격증 시험 결과가 나오는 한 달 후를 유예기간으로 두고 아무 곳도 지원하지 않았다. 정말 무섭게도 수료 한달의 시간도 흘러가버렸고 우연히 카시나 모집 공고를 발견해 이력서를 넣었고 면접까지 봤다. 이전까지는 늘 누군가의 도움이나 운이 좋아서 일을 하게 된 경우뿐이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처음부터 공부를 시작해, 내 손으로 이력서를 쓰고 회사 면접까지 본다는 게 그토록 낯설 수가 없다. 26살이나 먹고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처럼 되고 말았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 심상치 않은 기분에 다시 전화를 걸었고.


"출근 언제부터 가능하세요?"

- "아... 전 당장이라도 가능합니다!!!" (의욕을 보이며)

"내일부터 나오시겠어요?"

- "아..... 모레부터는 안 될까요...." (당황하며)


얼마나 마땅한 사람이 없었으면 내가.. 라는 생각이 들만큼 기대조차 안했는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공부해온 것과 너무 다를 것 같은 실무 경험, 아직 공부가 더 필요한 부분들, 처음 겪는 환경들... 걱정이 앞서지만 이번처럼 언제나 난 능력에 비해 운이 좋았으니까. 잘 될(할) 거라고 믿어본다.


신발 하나 사겠다고 캠핑하던 회사에서 내가 일을 한다니. 푸하하, 좋아하는 분야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보다 좋은 일이 어디있을까? 잘난 공무원은 아니지만, 이제 우리 부모님도 아들 뭐하냐는 질문에 대답 할 수 있어 다행이다. 성급하지만 취업대란, 결혼대란... 대란의 20대로서 행복 평균치는 따라온 것 같다. 적어도 시작이라도 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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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2009/06/22 01:27 from 생각의 나열

여자친구를 보내고 버스에 올라탔다. 평소 같으면 집에 가는 시간동안 문자를 주고 받았을테지만 짧게 집에서 보자는 인사로 문자를 끝냈다. 즐겨듣는 음악도 꺼내지 않은 채, 버스 엔진음을 들으며 오늘 있었던 일들, 주고 받았던 이야기들을 조용히 곱씹었다. 연애초기 콩깍지에서 잠시 벗어나 생각을 하고 싶었다.

언제나 난 남에게 맞춰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편이다. 그래서 모나지도 깊지도 않은 어정쩡한 인간관계가 형성되어있다. 덕분에 오랜 시간이 지나고도 나는 상대방을 잘 알고 있는데, 정작 상대방은 나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중에는 상대가 나를 알고싶지 않았던 것도 있었겠지만, 묻지 않는 것에 말하지 않는 내 방식도 큰 이유였다. 나중에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편했으니까 습관이 되어버렸다고나 할까.

그런데 언젠가부터 여자친구에게 나 자신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내가 여자친구에 대해 알아가는 동안, 여자친구도 나에 대해서 알아가는 과정이 자연스러운 흐름속에서 이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이런 과정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느낄 정도로 자연스러웠다는 건, 우리가 그만큼 잘 맞는 연인이구나 하는 확신으로 이어졌다.

다른 연인들처럼 밀고 당기지도, 내숭을 떨지도, 서로간의 사랑 깊이를 따지려 하지도 않는다. 아주 오래전부터 만나온 사람 처럼.. 강한 믿음 속에 좋은 사람으로서 각자의 자리를 지키는 것에 관심이 있다. 늘 꿈만 꿔오던 이상적인 연인 사이의 이야기가 내 이야기라니. 내가 전생이 무슨 착한 짓을 했길래 이렇게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을까.크큭.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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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2009/06/13 16:55 from 생각의 나열
반 농담으로 여자사람이라며 여자라는 종족을 먼나라 이야기처럼 하곤 했다. 그렇게 혼자 생활하는 것이 익숙해질 타이밍에 여자친구가 생겼다. 나는 또래 녀석들에 비해 깊은 사랑을 해본 적도 없고 골치 아픈 여자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몇 번의 유혹을 지나, 이제 한 살한 살 먹어감에 따라, 단순히 데리고 놀 여자가 필요해라고 생각하는 시기는 지났다. 아무리 외로워도 그저 여자면 다 괜찮다고 할 만큼 가벼운 건 싫으니까.

내가 편을 들어주고 반대로 내 편이 되어줄 수 있는, 진심으로 소통이 가능한 '이성을 포괄하는 좋은 사람'이 있었으면, 그래서 언젠가 그런 사람이 나타난다면 놓지 않으리라 생각해왔다. 많지는 않았지만 몇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내게 필요한 사람이 어떠한 사람인지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그 범위를 줄여갈 수 있었고, 지금에서야 내가 찾던 사람을 만나고 있다. 아니, 정확히 하자면 인간관계는 사람에 따라 상대적인 것이라도, 적어도 내 개인에 있어서는 절대적인 것이니까, 늘 그리던 이상형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앞으로 이런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타인으로 살아왔던 우리는 사고관, 성격, 살아온 환경, 취향, 겉모습까지도 많은 공감을 나누고 있다. 어떤 부분에서는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것도 있고, 무엇보다 자연스러움을 유지하면서도 늘 배려하며 서로를 애타게 하지 않는다. 또한 스스로가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긍정적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저 설렘의 허상만 쫒는 짓은 하고 싶지 않다. 좋은 사람과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내겐 더 중요하다. 지금의 내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준 지난 시절의 경험이여 안녕. 그리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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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31 13:35 from 생각의 나열





고작 이틀 정도 닫았는데 차였냐, 디씨따라 묵념하냐, 고시를 위한 입산등의 주변의 루머를 뒤로 하고 다시 열었다. 단순히 글쓰기도 늘지 않고, 정체된 기분이 들어서 새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전부였는데 말이지.

요즘은 무척 바쁜 나날들의 연속이다. 할 일 다 하면서 노는 것도 빠지지 않으려는 과도한 욕심 탓에 혹사 수준의 일정을 보내고 있다. 조금은 피곤하지만, 모든 것이 내가 좋아서 하는 일들이기에 힘들다고 느끼면 안된다. 지금 이 상태가 너무 좋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행복 할 수 있을까?

딱히 많은 돈을 갖고 싶은 것도, 유명해지는 것도, 예쁜 여자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그저 지금처럼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들, 주변의 좋은 사람들이 한결 같기를 바라는 것. 이보다 더 나은 행복은 없다.

그리고 신경쓰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늘 미안한 마음뿐. 요즘 빠져있는 것들이 몇개 있거든.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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