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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2009/10/10 04:04 from 여행가자

파리는 배낭 여행의 마지막 도시였는데 한달의 여행기간동안 노숙도 하고 끼니도 빵으로 때우며, 도보위주의 이동이어서 상당히 피곤에 쩔어있는 상태였다. 마침 스위스에서 바르셀로나로 이동하려던 계획까지 기차표 매진으로 무산. 결국 마지막 도시인 파리로 이동했다. 게다가 유레일패스도 기한이 끝나서 파리 도심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 쳐해버렸다. 원하지 않았지만 나의 빌어먹을 파리 체류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지쳐있는데다가 부모님선물로 명품쇼핑에 돈을 올인한 상황이라서 최대한 도보로 파리를 돌아다녔다. 몽마르뜨언덕에서 에펠탑까지 걸어서 찍고 왔으니 보통 미친 짓은 아니었던 것 같다. 나중에는 갈 곳이 없어서 에펠탑에 가고 또 가고 그랬다. 다만 루브르 박물관 마스터를 위한 식견과 체력은 내게 없었다.

 뭐 어쨌든 프랑스의 첫인상은 그다지 좋지 않다. 앞서 여행한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스위스에 비하면 많이 지져분하기도 했으니까. 패션의 나라 답게 스타일리쉬한 여성들은 많이 보였는데 남자들은 좀 전체적으로 찌질해보였다. 짝퉁 베이프, BBC를 입은 흑인이 많아서 그랬을까. 길몰라서 어리버리하고 있는데 만식이 흑형이 비키라고 나에게 "move! move! move!" 하는 걸 보고 여기가 진정 할렘인가 싶었지.

그래도 중년의 여성들은 우리나라의 억척스러운 느낌과는 달리 상당히 푸근하고 친절한 인상이었다. 말도 안통하는데 진심을 다해 도와주려는 사람들은 어느나라를 가도 중년의 여성 혹은 할머니들.


힘들게 걸어서 찾아간 몽마르뜨 언덕. 잔디에 누워 오손도손 상당히 여유로운 풍경이 펼쳐져있지만, 애완견의 배설물과 먼지 작렬하는 잔디가 딱히 낭만스럽진 않았다. 뭐랄까.. 여행 내내 잔디에 드러눕는 사람들이 너무 쿨해보였다.



음................. 보기와 달리 낭만적이진 않단 말이다..


이렇게 길거리에서 프리스타일 공연을 하고 여비를 버는 흑형도 있었는데, 다른날에도 계속 저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낭만은 커녕 이거 뭐 장사꾼이잖아... 몽마르뜨만 그런게 아니라, 파리 시내의 길거리 밴드라거나, 전부 자릿세 내고 공연하는 사람들이었다. 영화 속 무전여행 낭만은 그냥 낭만일뿐...


마카롱은 비싸서 한국에선 먹어본적이 없었는데, 프랑스에서 처음 먹어봤다. 맛있는데.. 역시 이 동네도 비싸..


건방진 신호등. 동네마다 조금씩 다르게 꾸며놓아서 소소한 볼거리였다.


한참 걷다보니 샹젤리제거리의 루이비통이 나왔다. 건물의 위압감은 대단했는데 막상 70%가 넘는 구매자인 등산복차림의 중국인 졸부들은 썩 어울리지 않았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유독 루이비통 앞에선 동양인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명동 에비뉴엘 루이비통 유리창 앞에서 사진찍는 중국인 같단 말이지.. 괜한 거부감에 들어가진 않았다. (사실 명품관 앞에는 흑형들이 수트입고 째려보는게 좀 무서움)


다빈치코드때문에 괜히 들여다보게 만드는... 루브르엔 역시나 모나리자앞에만 바글바글 나머지는 조용하다. 나도 그중 하나였음.


너무 보기 좋은 커플이 있어서 몰래 사진 한장찍었다. 생각보다 엄청난 규모의 에펠탑과 이것을 정말 사랑하는 듯한 프랑스 사람들의 모습들이 보기만 해도 좋았다.


에펠탑은 역시 야경이 예쁘다. 그러니까 여자친구랑 남산타워나 보러가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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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상 트랙백 0 : comment 3